액땜했다 치고,,

액땜했다 치고,,

편지다발 7 5,012
혹시 식당에서 신발을 잃어버린 경험들 해보셨는지요,,

얼마전 대학 동기 모임중 한 녀석 어무이가 내셨다는 감자탕 체인 2호점에서 보기루 하고
그날 총무를 통해 들은대로 주안에 갔었지요,,
헌데 총무가 글쎄 병원 이름을 못알아 들어 장소가 주안 사랑병원 뒤가 아닌,
새한병원이었다는 것임미다,,
새한병원이면 여기서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거리기 때문에
차를 두고 나온 몇몇으로서는 참으로 깝깝한 상황이었죠,,

평소 약속을 제시간에 나간 적이 거의 없는(대개 우리일이 그렇지 않슴미까,,;;) 저로서는
그 시간에도 절반밖에 안 나왔다는 것, 또한 장소가 저 멀리 바뀌었다는 것 등등이
오늘 왠지 참 꼬여간다 싶던 찰라에 마침 다른 녀석으로 하여금 전화가 와서
자신이 지금 운전하고 오구 있는 중이니 바로 자신의 차를 타고 그 가게를 가자고 해서
결국 다들 그리로 가게 됐죠,,

가게는 생각 외로 매우 변두리에 위치해 있었고, 그나마 녀석 어머니도 뵐 겸해서
이왕이면 거기로 가려고 한 것이었는데, 어머니는 본점에만 계신다고 하더군요,,;;

인근에 장사가 될만한 곳이라곤 바로 앞에 위치한 새한병원.
새한병원이라 함은 인천 남구 주안 8동 주택가와 학교에 위치한
교통사고 나이롱 환자들이 들끓는 중형병원이지요,,

아뭏튼 호박을 넣어 다른 감자탕 집과 좀 달랐던, 담백한 감자탕을 만족스럽게 먹으며
많지 않은 동기들과 소주한잔과 담소를 나누고, 2차를 이동하기 위해 방을 나서는데
저와 동행한 남편 신발이 없어진 것임미다,,
다덜 주섬주섬 신발을 신고 문밖을 나서는데 남편만은 당장 신을 신발
그나마 '쓰레빠'를 신고 황당해서 뒤뚱뒤뚱 거림미다,,

주인 아줌마랑, 동업하는 듯한 아줌마 두 명이 상황을 파악해 보니
가뜩이나 가게에 있던 사람은 우리 일행과, 옆집 슈퍼 아줌마, 그리고 혼자 와서
밥을 먹고 갔다는 환자 한 명 뿐이었다는 것.
유일한 범인은 그 환자인데,,사람이 들끓는 곳도 아니고, 혼자서 신발을 훔쳐갔다면
훤히 보였을 텐데 그 사람 간댕이가 커도 이만저만 아닌 것 같더군요,,
할튼 도둑은 달리 도둑이 아닌 듯 했슴미다,,기술도 좋치 어떻게 그걸 가져갔을까,

그냥저냥 넘어갈 사람이 아닌 남편은 은글슬쩍 곤란한 태도를 보이며
적잖이 주고 산 가격이 아니라는 식으로 궁시렁대는데,,
(하긴 뭐 본인이야 얼마나 황당하고 기분이 언짢겠슴미까,,)
헌데 아줌마 한 명이 '그 신발 내가 확실히 기억하는데, 진짜 새것이었다' 는
결정적인 한 마디를 하게 되면서 주인 아줌마는 곧 신발 값을 묻더군요,,
아니 근데 이놈의 영감탱이가 버뜩 구매한 가격의 두배를 부르지 멈미까,,
옆에 있던 나는 순간 머리속으로
 '아니 이 영감탱이가 왜 제 값을 안 부르고 거짓말을 하는 거지,,
그때 구매한 가격을 진짜 15만원으로 알고 있는 것인가,,
그때 7만원 주고 샀는데,,,내가 지금 아는 척을 해야 하나,,가만히 있어야 하나,,'
그렇게 머리를 굴리고 있던 중 아줌마는 선뜻 십만원짜리 수표를 건내 주더군요,,

남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신발값을 받고 나왔지만
사실 받아도 기분이 뭔가 찜찜한 게 그런 것 아니겠슴미까,,
장사꾼한테 십만원이란 돈은 큰 돈인데 아줌마 가만히 있을 분이 아니죠,,
바로 앞 병원을 들어가 발칵 뒤집어서라도 환자를 찾아 내겠다는 심정,,
아마 저라도 그리 하였을 검미다,,
해서 아줌마와 동기녀석은 바로 병원으로 들어가고, 우리들은 2차로 향했지요,,

잠시 후 녀석이 오더군요,,
그 밤중에 병원을 발칵 뒤집을 수도 없을 뿐더러, 방마다 뒤져가며 환자를
찾긴 어려운 일이었죠,,결국 찾기를 포기한 채 녀석은 온 것임미다,,
남편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우고, 이런저런 애기를 하던중
녀석은 제게 다시 묻더군요,,'근데 그 신발 얼마 주고 샀어?'
거기서 전 대뜸,,'그거..?? 칠만원' ,,;;
'뭐,,? 아까 형님은 십오만원인가라구 했잖아,,'
'그러게,,,근데 칠만원 주고 산 거 같애,,'

아니 이런 황당한 시츄에이션이,,,
매사에 곧이곧대로 얘길 해야 직성이 편한 저로서는 심지어 남편 일에도
거짓말이 차마 안 나오더군요,, 매사에 곧이곧대로기에 선한 거짓말도 할 줄 모른다며
그렇게만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며 가끔 남편하고 토닥토닥 하긴 하지만
동기녀석에게 까지 남편을 거짓말이나 하는 사람으로 오명을 쓰게 했으니
상황 진짜 웃겨지더군요,,
잠시후 녀석은 덧붙임미다,,
'하긴 뭐,, 형님두 얼마나 황당했겠어,,신발 잃어버린 기분이 진짜 안 좋으셨겠지,,
그러니까 그렇게 얘기했었겠지,,'
그제야 모두가 나름대로 동감하는 듯 하며,,그렇게 화재는 돌려졌드랬죠,,

그 일이 있은 후 그 가게만 생각하면 계속 찜찜한 검미다,,
남편은 받은 구두값 십만원으로 맘에 드는 구두를 두 켤레나 장만했고
전 왠지 그 아줌마한테 더 미안해 지는 검미다,,
분실한 구두 역시 세일가였고, 그것도 원래 가격으로 치자면 십만원 이상에 호가할 것인데
거기다 가게에서 신발을 분실한 건 법적으로도 가게 책임이라고는 하는데,,
아무리 그렇다 해도 아줌마 고의도 아닌 그 일은 아줌마에게도 참 어이없는 일일텐데
어찌보면 우리만 구두 하나 더 얻은 결과가 된 것 같으니까요,,

남편에게 물었슴미다,, 왜 원래 가격을 얘기하지 않았냐고,,
남편은 그러더군요,, 원래 가격대로 달라 했으면  아줌마는
아마 원래 가격에도 못미치는 가격을 줬을 거라고,,

그래도 찜찜하긴 마찬가지였슴미다,,

결국 그 일이 있은 1주일 후 우린 그 가게를 다시 갔슴미다,,
남편은 그날 신발이 없는 바람에 그녀석이 신던 구두(싸이즈가 맞진 않았지만)를
신구 왔던 터라(녀석네 집은 가게 바로 윗집이라 그날 녀석 구두라도 신고 다녔던 것이죠)
그것도 갖다 줘야 할겸,,(신발 잃어버린 곳을 다시 가기 뭐한 곳이긴 했지만,,)
선뜻 신발값을 준 아줌마의 감자탕을 다시 먹어봐야 겠단 생각에 결국 가게를 간 것이죠,,
아줌마는 그 일이 도리어 가게에 교훈이 됐다며 아무렇지 않은 듯 친절하게
대하더군요,, 우리도 아줌마도 다시 보고 감자탕을 먹고 나오니 그제야 비로소
찜찜함이 덜어지더군요,,

신발을 잃어버린 것은 아주 기분 나쁜 일이라며
양력 새해는 이미 시작됐지만, 아직 음력 새해가 되지 않았으니
한해가 가는 시점에서 액땜했다 치라는 아줌마의 말이 또 한편으론 위로가 됐죠,,

곧 설날이네요,,,
새해 복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식당을 가시더라도 신발을 잃어버리는 이와같이 황당한 일이 없길 바라며,,
다들 만사 형통하시길 바람미다,,^^ 

Comments

명랑
야~~ 명랑한 세상. 흐믓~~ 
자이
...ㅋㅋㅋ...^^~ 
★쑤바™★
호오.....양심있는 배코님..ㅋ 
강백호
저도 얼마전에 홍대 근처 편의점에서 담배를 3갑을 사고
6300원을 주고 뒤돌아서려는데 손에 담배가 2갑밖에 없는겁니다.

그래서 점원에게 2갑인데요 했더니 ... 죄송합니다 하고
1갑을 더 주더라구요. 옆에 다른 점원은 그것도 잘못주냐면서 웃고...

그리고 담배 가게를 나와서 거의 사무실에 도착하기 전에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왼쪽 주머니에 보니 두갑이 있는겁니다. 오른쪽에 두갑.
제 왼손이 너무 빨랐던 거죠. 계산하고 왼손이 0.5초 사이에
왼쪽 주머니에 1갑을 넣고 오른쪽에 있는 2갑만 보고 다시 1갑을 받아서
총 4갑이 있더라구요. 왼손이 한일을 오른손이 모른건가 아무튼...

다시 홍대앞 편의점으로 다시 갔습니다. 왼쪽 주머니에 1갑이 있네요.
하고 점원에게 얘기 했더니 그 점원 "그쵸 제가 제대로 줬였죠?" 하고
웃더군요... 그리고 옆에 점원에게 뭐라고 구사리를 먹었던지...
옆점원에게 뭐라하더군요.. 웃으면서... 그리고 이번에는 그 옆점원이
절보면서 웃더군요...;;

암튼 이렇게 사건은 잘 마무리가^^ 
거리
잘 보았습미다..., 
석실장
내 친구가 꽤 큰 식당을 하는데요. 손님 신발 보다 제 신발 더 챙깁니다. 이유인즉, 신발장을 공동으로 사용하다보니 유독 이 친구 구두만 자주 도둑맞았걸랑요.
그 후론 신발박스 놓아두고 그 안에 넣어둡디다. 
엄지얌~^^
와~ 그 신발도둑 못 잡았데여??
왜 남이 신던 신발을 가져 갈까나...
나쁜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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